책소개
>> 이 책은 파란미디어의 중간 문학middlebrow literature 브랜드 ‘새파란상상’의 열두 번째 이야기, 이재일 작가의 『리셋 지구』가 출간되었다. 인간은 언제나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상상한다. 가깝게는 홍길동부터 스파이더맨이나 해리 포터까지 ‘바탕은 인간이되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혹은 얻게 된’ 존재들ㅡ이른바 슈퍼히어로들ㅡ이 있고, 멀게는 식빵 머리 ET부터 크립톤 행성의 아들 슈퍼맨까지 ‘지구 밖 머나먼 외계 소속’의 존재들이 있으며, 깊게는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의 유사인간부터 드워프나 엘프 등의 이종족까지 ‘인간과 시공을 공유하되 독자적인 차원의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존재들을 넘어서 문자 그대로 초월적인 존재들, 도깨비와 달걀귀신부터 천사와 악마, 제우스와 하데스, 청룡과 봉황과 피닉스와 유니콘 들도 있다. 이처럼 종류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존재 방식 자체가 다른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반드시 ‘인간에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그 영향은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고, 강력할 수도 미약할 수도 있으며, 일시적일 수도 영구적일 수도, 사소할 수도 심각할 수도, 개인적일 수도 인간군 전체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혹은 알라딘의 마술램프나 지구를 거꾸로 돌린 슈퍼맨처럼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몇 가지 조합으로 영향력이 행사되기도 한다. 그런 조합 중 최악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존재가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심각한 데다 영구적인 위해를 가하는 상황일 것이다. 『리셋 지구』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실, 자연재해부터 우주 전쟁까지 지구적인 규모의 위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읽히고, 회자되는 것은 그 ‘위기가 해결되는 방식’이 이야기마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인간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무한할 것이다. 새롭고 특별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리셋 지구』를 내놓으며,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 >> Story 게임 회사 경력 15년 차 조윤호는 자식 교육에만 미쳐 동반 유학을 떠나 버린 아내 탓에 ‘기러기 아빠’ 신세로 서울에 혼자 남은 지 1년째다. 게임 개발자로서 자부심과 자신감에 차 있던 과거는 간데없고 백으로 밀리고 능력도 인정받지 못해 좌절감을 느끼던 그에게 사장은 다시금 무리한 명령을 내리고, 이번에야말로 자기 정체성을 부인할 만한 상황임에도 체념하듯 명령을 따르기로 한다. 한편, 같은 시간 지구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나타나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범죄행위들을 저지르고 이 장면들은 방송을 통해 세계 전역에 보도된다. 휴일을 맞아 느슨한 한때를 보내던 조윤호 역시 방송을 접하지만 피부로 와 닿는 이야기가 아니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런 그 앞에 15년 전 잠깐의 만남으로 게임 개발자로서 조윤호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쳤던 전설적인 인물 시드 마이어가 나타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와 함께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는데……. 이제부터 내가 자네를 찾아온 이유를 말해 주지. 자네와 자네를 포함한 모든 인간군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네. 이 ‘게임 지구’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