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승천 당일, 한 인간의 외침으로 용이 되지 못하고 지상에 추락하고 만 이무기 이서. 천 년의 수련이 물거품이 된 울분과 분노를 참지 못해 산천을 불태우고, 수많은 인간을 죽인 죄로 지하동굴에 갇히게 된다. 오백 년 뒤, 형벌에서 풀려났으나 여전히 죄를 뉘우치지 않는 이서에게 저승신이 건넨 한 가지 제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네 분풀이로 애통하게 목숨을 잃은 이들의 수만큼 구제해 보아라. 그런다면 내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산산이 조각났던 네 여의주를 온전히 돌려주겠다.” 그 말과 함께 붙여준 사수는, 과거 이서의 승천을 방해한 인간의 후손이었다. “이런 풋내기를 제 사수로 붙이시겠다는 겁니까? 어디까지 저를 욕보이셔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 또한 어르신의 사수가 되겠다는 제안에 동의한 적 없습니다.” “감히 핏덩이 계집이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게냐!” 애송이 사수와 신입 어르신의 최악의 첫 만남. 난생처음 먹은 프라푸치노 때문에 온 슈가하이(sugar high)에 수습 첫날부터 깔끔하게 집을 날려버린 이무기 이서와, 이 나이 많은 꼰대 수습을 사수로서 교육하는 건지, 수발을 드는 건지, 육아를 하는 건지 모를 무명은 과연 저승신의 제안을 달성하고 이서를 승천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