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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말을 맺으면서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 기이한 사내의 얼굴을. 우리에게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내와 헤어진 지도 벌써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피곤한 몸을 침상에 누이며 잠의 고갯마루를 애써 오를 때나, 독한 죽엽청주에 취한 정신으로 그때의 사막에서처럼 맑게 빛나는 달빛을 쳐다볼 때, 문득문득 떠오르는 사내의 그 미소띤 얼굴을 결코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