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던전에 들어오는 모험가들의 꿈을 짓밟고 좌절시키며, 즐거워하는 것. 그건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으나, 백수인 내 처지는 그 즐거움에 언제나 씁쓸한 뒷맛을 동반하게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나는 그 즐거움 끝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고? 지금은 그게 내 직업이거든. 그래, 게임 던전 메이커의 주인공 마왕 제논. 지금 나는 그가 되어 던전 메이커 세상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전지전능한 마왕의 힘과 던전 메이커 8년 경력 고인물의 지식. 그 힘을 활용해 모험가들을 절망시키면, 돌아오는 건 잔소리가 아닌 몬스터들의 감사와 환호성. 취미와 직업이 일체된, 그야말로 만족스럽기 그지없는 삶을 내가 누리고 있단 소리였다. 이 완벽한 삶에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그건. “마왕님, 언제까지 가야 하는 겁니까요?” 이 고블린이 내 소환자라는 거겠지.